시댁 제사에 안 간다는 아내와 갈등을 겪고 있는 남편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정다원 부부 해결사의 솔루션까지 살펴본다
저는 남편입니다. 아내와 아버지 사이에서 힘이 들어 상담을 신청합니다.
결혼하자 마자 증조할머니 제사가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말을 했고 증조할머니 제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께서 아내에게 하신 말이 '일 해야 하는데 옷을 왜 그리 불편하게 입고 왔어?' '편한 옷으로 갈아 입으렴' 아내는 당황한 얼굴이었고 옷 갈아입고 어머니를 도왔습니다. 그런데 제사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아내와 싸웠습니다. 내가 왜 너희 집 제사를 당연히 지내야 하는 거냐? 이제부터 제사에 참석하더라도 참석해서 일해야 하는 것을 내 몫으로 만들지 말아 달라. 저는 아무말 못하고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고조 할아버지 제사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참석하라고 했고 저도 아내에게 말했더니 '무슨 고조할아버지 제사까지 참석하느냐? 나는 증조할머니 할어버지까지만 참석하겠다. 그리고 일은 하지 않고 인사만 드리겠다' 고 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아내의 생각을 전달했습니다. 아버지는 노발대발 난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이것 저것 선택해서 올 거면 아무 제사에도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내가 잘 되었다며 우리 집 행사는내가 알아서 할테니 너희 집 행사는 네가 알아서 해라 라고 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명절 차례지내기와 제사 꼭 지내야 하나요 feat 법륜스님 즉문즉설
정다원 힐링센터의 정다원 소장님 : 요즘 제사 지내는 집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제사 지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부모님들이 많다. 우리 세대가 지나고 나면 제사 문제가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현재 진행형인 문제들은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남편이 중간에서 너무 힘들것이다. 그러나 또한 중간에서 대처를 너무 잘 못하고 있는 것도 같다.
남편이 중간에서 갈피를 못 잡는 이유가 뭘까?
부모님의 말도 맞는 거 같고, 아내의 말도 맞는 거 같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문화는 며느리가 제사 지내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문화였고 제사 때 며느리가 시댁에 와서 제사 차리는 일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그래서 시댁 부모님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며느리 입장에서는 '너희 조상이 나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 있어서 내가 너와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너희 집에 가서 제사상 차리는 노동을 해야 하느냐?' '내가 너희 집 제삿날에 제사 상 차리는 것이 왜 당연한거냐?' '내가 너희 제사에 참여해서 인사드리는 것만도 나는 훌륭한 며느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라는 것이다.
남편이 그 중간에서 어머니 아버지의 말도 맞고 며느리인 아내의 말도 맞다 생각하여 서로의 말을 전달하다 보니 더 큰 싸움이 나고 서로 보지 않겠다는 상황까지 간 느낌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계속 싸울 것이다. 아니 싸움을 떠나서 단절될 것이다.
아내는 이제부터 모든 시댁의 집안 행사를 가지 않겠다고 했고 본인의 집도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 있다.
우리 집 안 와도 되고
나도 너희 집 안 가!!
이만하면 합리적이다. '나는 너희 시댁에 안 가지만 너는 우리 친정에 가자'고 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 집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자'라고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니만큼 남편도 생각을 좀 바꾸고 부모님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남편이 갈등하고 있는 이유는 부모님의 생각을 남편이 동의 하고 있고 똑같이 생각하고 있어서인것 같다. 그러니 남편분이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
본인의 조상님을 성이 다른 내 아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그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 시대가 바뀌었다. 세상이 달라졌고. 문화가 달라졌다. 이제 어머니 아버지를 설득하라.
"이제는 그 제사 문화가 당연하지 않습니다. 나를 키워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그 조상님께 내가 인사드리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내 아내가 당연하게 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버지 어머니께서 내 아내에게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맞다. 어머니 아버지도 처음엔 불편해하고 힘들어 하시겠지만 그것이 맞다고 인정되는 순간부터는 받아들일 수 있다. 가정을 지키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처음은 어렵다.
한 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몇년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 아내는 그나마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제사까지는 참석하겠다고 한 걸 보면 착한 아내인 것 같다. 일단은 참석하는 자체가 일단은 중요하니까. 참석조차 안하려는 사람도 많은데 참석은 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은가.
이런 아내가 제사 때 참석한 것 이상으로 며느리가 제사상 차리고 제사 챙기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며느리가 제사에 참여한다면 감사하고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오지 않는다고 화를 내거나 미워할 일이 아니다.
남편분의 엄마 아빠가 엄마아빠의 삶을 살았다면 본인은 본인의 아내와 같은 시대를 사는 삶을! 우리의 세대에 맞는 삶을 살길 바란다.
댓글들 중 눈에 띄는 글 하나를 첨부하며 글을 마친다.
저는 구세대지만 시댁 제사는 시아버지 제사만 시간 될 때 참석합니다. 멀기도 멀지만.. 친정 저희 아버지는 모든 제사를 돌아가시기 전에 모두 없앴습니다. 자식들에게는 제사는 아버지대에서 끝내고 싶다고 돌아가신 후부터는 절대 지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올케가 그럴 수 없다고 했지만 제사 잘 지내야 복 받는다는 건 여자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회유 내기 협박으로 하는 말들이었을거라고. 절대 지내지 말라고. 70세 생신 때 명령하셨어요. 못 살던 시절에 제사 날 만이라도 잘 먹으라고 그 날을 챙긴.. 아버지.. 존경합니다.
그리고 조상님 산소도 모두 없앴습니다. 죽은 사람이 땅 차지하는 거 아니라고 아버지 엄마 산소도 만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벌초때문에 멀리 사는 자식들 신경쓰게 하는 것도 좋은 일 아니라고. 가족 납골묘로 증조부모 조부모 아버지 형제분들까지 모실 수 있도록 간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세대에서 제발 제사라는 거 자식들에게 물려 주지 맙시다. 벌 안 받아요. 남편만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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