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부모 상담 주간이다. 중고등학교는 아직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아이가 올해 6학년인 이 시점에 그동안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학부모 상담에 대해 조금은 이야기 할 수 있겠다.

먼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부모상담 신청할 때에는 꼭 가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아기에서 아이로. 아이에서 어린이로 입문(?)하는 중요한 순간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상담 시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옷을 입고 갈지 몇일을 이리저리 고민했던 것 같다. 옷은 깔끔하게만 입고 가면 되고. 무슨 말을 할까에 대한 고민은 그냥 선생님께 우리 아이 어떻게 지내냐는 한마디만 던져도 술술 말씀해 주신다. 우리 아이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경우는 선생님이 교실에서 본 상황들과 아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학생별로 메모해 두었다가 상담 시간에 그것을 바탕으로 쭈~욱 이야기 해 주셨다. 아마 1학년 2학기에도 갔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평범하다. 대개는 잘 지낸다고 말씀하신다. 학교에서 전화 안오면 잘 지내고 있는 거다.
초등 2학년 때 부터는 학부모 상담은 가지 않았다. 그렇게 내리 5학년때까지 가지 않았다. 6학년 때는 또 초등학교 마지막이라 방문했다. 이번 6학년 담임 선생님은 교실에서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시다가 반갑게 맞아 주신다. 보통 상담할 때 담임선생님의 교탁앞에서 마주보고 상담했던 것 같은데 이번 선생님은 아이의 자리에 의자를 꺼내시면서 나를 거기에 안내해 앉히고 선생님은 그 옆 짝꿍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의 자리에 엄마를 앉아 보게. 하셨다. 아이가 앉은 자리에서 교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조금 신선했고 선생님의 성품에 다정함과 배려가 깃들여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은 그렇게 진행된다. 어떤 점이 궁금하냐고 물어보시고 엄마는 궁금했던 거 물어보면 되고.. 거의 평범하고 늘상적인 것들이다. 친구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이 맘때 아이들은 싸웠다가도 다시 놀고 놀다가도 원수가 되고 원수가 되었다가도 절친이 되기도 하고. (아예 철천지 원수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아이가 집에 와서 다 하는 이야기이고 내용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선생님의 입장에서 제3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초등학교 상담 처음 갈 때는 긴장도 되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떤 옷을 입을까 작은 부분 부분들이 신경쓰일 수 있다. '우리 아이 학교 생활 하는 모습을 선생님 말씀을 통해 듣고 상상하고 그려보는 정도로 간다'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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