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생일파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우리집 아이가 다른 친구들에게 초대되어 다녀온 생일파티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힌트들을 얻었다.
![](https://blog.kakaocdn.net/dn/2wS4V/btr745sgGdL/kDiV0ucp3rB6bBYilq1dwK/img.jpg)
키즈카페나 롤러장 등에서 생일파티를 한 뒤 그 곳에서 일정 시간까지 놀도록 하거나 친구들을 부페나 식당에 데려가 밥을 먹인 뒤 놀수 있게 장소에 데려가기도 하고.. 가장 흔하게는 집에서 치킨 먹고 생일케잌 촛불 불고 생일인 아이의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일 년 중 하루 아이에게 좋은 날을 선물하고 싶은 부모 마음에서 지갑을 좀 더 열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우리 아이 생일은 나의 주야간 근무중 야간일정에 속해있어서 야간 근무를 마친 아침에 바로 파리바게뜨에 들러 케잌을 사고 집에 와서 집을 조금 정리한 뒤 아이를 기다렸다.
자신의 생일 계획을 스스로 짜는 초등 고학년 아이들. 언제 어디서 누구랑 만나서 어떻게 뭘 할지 장소는 어디로 이동하고 밥은 무엇을 먹고 챙겨올 것도 아이들끼리 속닥속닥하면서 며칠을 제한된 핸드폰 시간을 더 풀어달라고 부탁하더니 드디어 토요일 생일에 대한 계획을 다 세웠다고 두다리 뻗고 자는 아들 녀석을 보면서.
이제는 엄마가 할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그 날 초등 고학년 아들들이 세운 생일파티 계획이다.
토요일 9:30~10:00에 우리집 앞에서 만난다. 먼저 만난 친구들은 근처 놀이터에서 잠깐 놀고 있는다. 엄마는 그동안 퇴근을 하면서 케잌을 사가지고 집에 와서 치킨을 주문한다. 그 시간을 9:40~10:00로 예상한다. 그러면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오겠다. 집에서 치킨이랑 케잌 먹고 조금 놀다가 이 날의 하이라이트 목적지인 만화카페를 간다. 점심은 그곳에서 먹는다. 점심은 우리 엄마가 사주지만 나머지 간식값은 각자 들고 오기로 한다. 7시 되면 갈 사람 가고 좀 더 놀사람은 우리집 앞 놀이터에서 조금 더 놀다가 간다. 끝.
생일파티 장소 선정부터 먹을 음식까지 자기들끼리 의논하고 정하다니... 초등 고학년은 정말.. 엄마노릇하기 꿀이다^^
계획대로 아이의 생일파티는 진행되었다.
야간 근무 마치고 흘러내리는 다크 써클을 간신히 움켜 잡고 빠리 바게뜨로 갔다. 케잌을 사들고 집으로 오면서 연신 스스로에게 감탄했다. 와.. 이 정성이면.. 이만하면...
나도 괜찮은 엄마네
부랴부랴 집에 가서 널부러진 옷가지들 치워놓는 중에 아들이 친구들과 집에 왔다. 활기찬 아이들 인사소리에 아침의 고생이 쑥 내려가는 듯 하던 찰나에 아들이 말했다.
"엄마 치킨은요?"
아이고..
어떻게 하지?
전화를 안 받네?
"가서 사오면 안되요?"
아이 앞에서 일부러 전화를 걸고.. 치킨집에서 전화를 안 받는 상황을 확인시켜주면서 말했다. "지금 배달이 안되네?" "아예 영업시간이 아니더라" "치킨 만들기 자체가 안된다는 뜻이야." 주문 시간이 아니었음을 사실 알고 있었다. 돈은 조금이라도 덜 쓰고 정성은 더 보여주려고 아이에게 일부러 오전엔 치킨 배달 안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히히히)
"그럼 괜찮아요"
그렇게 치킨 한마리 값을 쟁였다.
아이들이 조잘거리는 동안 케잌에 초 꽂아서 촛불 켠 뒤 테이블 위로 가져갔다. 아이들 얼굴이 카메라 쪽으로 향하게 설정하고 생일노래를 유도한 뒤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장난끼 많은 친구가 촛불을 선수쳐 꺼버리는 바람에 한바탕 웃고. 케잌 먹고 생일 선물 주고 받고 숙덕숙덕. 뭐가 휘리릭 금방 끝이 나더라.
그리고 드디어 이 날을 고대했고 이 날중에서도 고대하고 고대하던 만화카페에 우르르 가는 타임. 우르르 나가버린 아이들 덕분에 정신이 순식간에 맑아졌다. 그리고 나는 자야 했다.
아. 만화카페에 가서 다 놀고 나서 나올 때 결제를 하는데 이 때 내가 입금을 하기로 카페와 전화통화를 미리 해놨고 아이에게도 말해 두었었다.
저녁 7시 즈음. 아이가 이제 다 놀고 나올거라고 전화가 왔고. 만화방 사장님과 통화를 이어가면서 결제할 금액을 이체하는 과정을 진행했는데... 금액이.. 십구만얼마얼마가 나왔다.
철렁.
5만원 정도가 부족한 통장잔고였다. 아침에 케잌을 산 것은 차치하고라도 내가 너무 타이트하게 돈을 계산한 것 같았다. 일단 결제를 해야 아이들이 집으로 올 수 있어서 이체를 바로 시켜드려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
우짜지....
s.
o.
s.
친정 엄마에게 쏼라쏼라 바로 이체 부탁드렸고 바로 보내오셨고 그걸 보태어 바로 만화방에 이체했다. 아이가 모르게 하려고 수 분동안 혼자서 맘 졸이긴 했지만 그래도 잘 해결되어 한 숨 내려놓았다. 사장님과 입금 확인 통화 후에 아이들이 잘 나왔는지 통화를 하려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바로 연결되지 않아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뒤 전화가 왔다.
그런데..
아이가 훌쩍인다..
?
운다..
엄마..
돈을 그렇게 많이 썼어...?
으.. 흐흐흑..
미안해..
아이고.. 왜.. 그래..
친구들 옆에 있니? 묻자
먼저 내려가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끄윽끄윽 운다..
"괜찮아~
엄마가 이럴려고 돈벌지..
너 12년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이런 거 안해줬는데
평생 한 번은
해봐야 안되겠나?
엄만
너한테 해 줄수 있어서
너무 좋다!! "
겨우 겨우 달래어 친구들과 마저 놀다 오라고 했다. 계산하기 전까지는 애들데리고 집에 와서 치킨 먹으면 안되냐고 묻던 아이가 치킨도 됐다고 하고 친구들하고도 금방 헤어졌는지 집에 빨리 도착했다.
그렇게
집에 와서는
또 운다
엄마 미안해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지 몰랐어.
엄마 월급을 다통째로..
괜찮아
괜찮아
네가 잘 커주고 있어서 엄만 고맙기만 한 걸?
사랑해
사랑해
그렇게 한참을 토닥이고 쓸어내려주었다.
"엄마 월급 니 생일파티비용보단 훨씬 더 많다"
는 말을 듣자마자 아이 표정이 밝아졌다.
엄마가 버는 돈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아줘서
고마웠다.
그 마음만으로도
생일비용은
그 가치를 하고도 남았다.
초등학생 생일파티 5년은 대충 간단하게 치킨 피자 콜라 집에서 파티하고 나가 놀아라 했고 마지막 6학년 때는 돈 좀 써서 해 주니.. 감사 효과 만점. 한번은 제대로 된 생일파티 한 번 해줘야겠다고 마음만 먹었는데.. 초등의 끝자락인 6학년 고학년이 되어서야 해줬네^^ 장소도 음식도 내가 한 거 없이 편하게 치뤘으니 이만하면 수월했고
잘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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