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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빌리북의 자녀

학원 가기 싫다며 학원 가기 싫어하는 아이

by ibiliever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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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이가 학원 가기 싫다고 한다. 
학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왜 그럴까?
 
 


 
어디보자...
언제부터 학원을 다녔더라..?
 
 
 
지인들에게 영어는 일찍 보내야 한다는 말을 수년째 들었어도 흔들리지 않았었다. 영어를 일찍 하면 일찍 하는 만큼의 장점이 분명 있겠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모든 것은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껴야 좀 더 탄력을 받는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내 입으로 먼저 다니라는 말은 되도록 늦추고 있었다. 
 
 
 
아이가 4학년때다.
다니는 건 태권도 학원이
유일했고 그마저도 얼마 안 가 끊었지만
공부쪽으로는 다니는 학원이 없었다.
학교 마치면 아이들과 노느라 바빴고
알파벳 d와 b도 헷갈려 하던 때다. 
 
 
 
 
 
여담으로.. 
아이들을 학원 안보내고
놀게 해주기만 하면
엄마들이 편해질까?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학원 대신 내가 챙겨줘야 하니
손도 많이 가지만 무엇보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놀면서
엮이는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트러블들이
 
엄마들 몸과 마음을
그저 편안하게 내버려
두지마는 않는다.
어쨌건.
 
 
 



 
 


4학년 여름방학이었다. 
 
같이 놀던 친구들이 오후 2시 3시만 되면 학원을 가서 혼자 놀던 아이가 자기도 가겠다고 해서 처음으로 간 것이 영어학원이었다.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자기 입으로 간다고 할 때 보내 주어야지~ 하고 생각은 했는데.. 알파벳을 물론 이미 쏼라 쏼라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내가 너무했나?하는 생각과 불안감이 문득 문득 들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제라도 영어 학원을 다니겠다고 하는 말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내색은 안함) 
 
그렇게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다니고 보니 또래 친구들보다 자기의 수준이 심각하게 낮은 것을 알고 열심히 배웠다. 6학년이 된 지금. 아이는 또래 친구들 수준만큼은 하는 것 같다. 
 
4학년 여름방학 전까지 영어학원 보내지 않았던 비용을 계산해 보니 금액적으로 이득이었고 또 학원을 보내기 시작한 후로 내가 영어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어서 내게도 이득이었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이 영어학원 다니기 좋은 시기인 것 같다. 
 
 
 




 


초등 5학년 여름께였다. 
 
수학을 풀다가 자꾸 물어본다. 
설명해주기 어려운 문제도 있고 
모르는 문제도 있었다. 
답을 보고 내가 먼저 이해한 다음
아이에게 설명해주는 것까지는
가능했지만..
 
내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나도 할 일이 많은데.. 매일 이렇게 시간을 쓸수는 없었다. 수학과외를 하는 지인이 있어서 아이가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 막히면 번번히 전화를 하다가 동네에서 작게 수학학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아이에게 그냥 거기서 좀 배워보라고 했다. 모르면 질문하고 너가 궁금한 걸 배워보라고. 그렇게 수학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5학년 가을 즈음..
 
공부잘하는 친척누나가 다녔다는 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날부터 그 학원에 보내달라고 졸랐다. 수학학원을 두 개를 보낼 수는 없어서 기존 지인 학원을 그만두고 그럼 그 학원에 등록하자고 했더니  지인의 학원에서 배우는 수학도 너무 좋다고 계속 다니겠다고 해서... 수학학원을 졸지에 두 개를 다니게 되었다.
 
 
 



 

...


그렇게 학원수강이 한 두 개 늘어나 지금은 세 개나 다니고 있다. 영어 하나 수학 두개. 
 
그러던 아이가 수학 학원 가기 싫다며 학원을 하나 안 다니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친척누나가 추천했던 학원을 끊고 지인의 학원에 계속 다니라고 했다. 아이는 그 반대를 원했다. "엄마는 지인이라서 옹호하는 거 같다"라고 말했지만 그 이유때문만은 아니었다. 실랑이가 계속 되었다. 
 
 
 
엄마가 원하는 학원을
계속 다니라고 하는 나와
그 학원은 가기 싫다는 아이. 
 
어제 그 일로 나들이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말다툼을 했다. 
 
그리고 오늘 생각을 계속 했다.
왜 가기 싫어하는 걸까?
 
 
 
 




 
 
왜?
 
 




 

결론은..
 
 
 
 




 
 
내가 생각하는 교육관과 
비슷한 교육관을 갖고 있는
그 지인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
더 나은 교육을 받길 바랬던
내 바램이 갈등의 씨앗이었다.
 
진도만 쫓는 학원보다는
꼼꼼하게 풀이과정을 보아주고
끝까지 생각하게 하는 그 지인에게
배웠으면 했다.
 
그러니까 일반 학원은
진도만 쫓는다는 내 선입견이
한 몫 했다.
 
그러니까
이 트러블은
내 바램과 아이의 생각이
부딪히면서 생겼다. 
 
또한
내가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이의 생각보다 내 생각이
더 낫다고 판단하고는
그렇게 밀고 나가려고 
했던 데에서 오는
갈등이었다.
 
 
 




 
그래서.
 
 







 
생각을 좀 돌렸다.
 

 
 
 




그래
네 생각도 일리가 있다
네 생각에도 이유가 있겠지

 
 
 
 




 
그래서
다음달부터는 
학원을 하나 끊는다.









학원비를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









대신에 운동학원을 하나
다니겠다고 해서..
 
 
 
 
 


 



 
좋았다가 말았다^^
 
 
 





 
학원 가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
학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이유가 있겠지..




 








 

또 여담.

지나고 보면 이 학원비들이 안 아까워야 할 텐데... 학원 보내는 대신 이만큼 주식을 사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미련은 아직도 ing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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