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뭔가가 생각나면 툭 툭 뱉어내는 아이의 말에 감탄할 때가 많다. 그 날도 그랬다. 지금은 꼬마철학자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한 때는 그 호칭도 좋아했던 그 꼬마철학자가 그 날도 문득 툭하고 물었다.
하나님 성별은 뭐예요?
.......? 생각해보지 않았다. 사실 모른다. 한 때는 나도 잠깐 궁금했던 적이 있었지만 알기를 포기했었다. 알려고 해도 모를 것 같았고 생각한다는 자체가 귀찮았고 모른 체로 있는 것이 편하니까 모르기로 하고 있던 질문이었다. 굳이 알려고 하면 피곤해질 것 같아서 덮어두었던 주제다. 그걸 아들아이가 '툭'하고 열어 재꼈다. "하나님 성별이 뭐예요?"
아...
모르겠다
아이의 질문은 난감할때가 많거나 나도 모르는게 많을 때가 대부분이지만 무언가를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늘 반갑다. "오~ 그런 생각이 들었어? 아주 좋은 질문이네~" 그러나 난 모른다. 뭐라고 얘기해주면 좋을까를 생각하지만 솔직한 게 최고다. "그런데~ 엄마도 잘 모르겠네? 정말 궁금하다~ 하나님 성별이 뭘까?"... "엄마도 몰라요?" .....응!(^^;)
응.
몰라.
먼저 알게 되는 사람이 서로 얘기해주기로 하고 넘어갔다. 그러던 그 날도 문득. 내게 휙~ 나타나서는 말한다.
엄마!!!!
하나님 성별을 알았어요!!
뭐?
"하나님은 성별이 없어요~" 왜냐하면..
" 하나님이 성별을 만들었으니까요."
"신이 천성적인 걸 창조했다면 그것은 신 자신도 가질 수 없다. 신이 주는 자에게만 있다." 가 성립되는 거겠죠?
라고 한다. 철학고전이 그리 어렵다던데 아이 생각도 어렵다. 그래서.
꼬마철학자가 철학했네.
그래도.
질문하는 아이의 질문이 좋다.
2021.05.2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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