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4.08:20am
오늘도 늦게 일어나는 아이 이야기
지금시간 아침 8시 20분이다.
아이는 자고 있다.
지각할까봐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이에게 버럭할까 하다가..
캄다운캄다운.....
"oo야 지금 8시 20분이다"
들었는가.
못들었는가.
뒤적거리면서 여전히 자고 있다.
10분전에도 가서 말해주었으니
이만하면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심기일전한다.
"00야 지금8시 25분이다"
부글이가 살짜기 시동을 건다.
8시 30분까지는 학교에 가야하는
아이의 자는 모습이
참으로 태평하다.
8시 25분이다.
최후의 통첩을 날린다.
"지금 시간은 8시 25분이다."
"지금도 자고 있다는 것은
니가 일어나서 이불개고 이닦고 가는 행동을
학교가기전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까지가.
내 일이라고.
내 일은 끝났다고.
아이에 대한 것은 끝났다고.
나는 그냥 원래 내 일을 한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올 가을 들어 처음 가동한 보일러로
바닥이 뜨끈뜨끈하니
더욱 정신 못차리는 듯...
내 의지와 상관없이.
부글이는 끓고 있다.
8시 30분..
마.지.노.선.이다.
버럭이냐
침묵이냐
하기로 한대로
침묵을 택했다.
몇 분 뒤.
벌떡 일어난다.
"아들 잘잤어?" (최대한 태연하게)
"네 지금 몇시야?"
"8시 43분"
"아.. 씨.."
후다닥 일어나서 허겁지겁 서두는 아이에게
선심쓰듯 덧붙인다.
"이불은 엄마가 개어 줄테니 이는 닦고 가라."
라는 나의 말에 전혀 예상 못했던
아이의 반응이 나온다.
(잠시 중언부언을 덧붙이자면)
학교가야 할 시간에 일어나서 후닥닥 나가는 아이를 잡고. 왜 그냥 가냐. 이 닦고 가라. 니 이불은 니가 개야지. 다른 건 몰라도 이불은 개고 가라. 는 잔소리로 가득한 풍경이 우리집의 아침 모습이었다. 아이 딴에는 늦어서 빨리 가야 되는데 엄마는 그런 나를 잡고 이를 닦으라 하고 이불을 개라 하고 기본이니 어쩌니 소리를 늘어 놓는다고 짜증을 내는. 그것이 우리의 아침 모습이었다.
참 어렵다.
늦잠자는 아이를 깨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깨우면 깨운다고 일어나기는 하나. 씻고 가라고 하면 씻고 가기를 하나.
아침시간에 어떻게 할 지를 고민하지 않으면 아이를 깨우는 것이 아이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의 10년 이상을 이 일로 실랑이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아이를 깨우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우리집에서 누군가를 깨우는 것은 '시간을 알려주는 행위'를 말한다.
부모로써 내가 소임을 다 못하고 있나. 어떻게든 깨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도. 아이가 책임져 나가야 할 부분을 내가 끌어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고. 그래서.
두 눈을 질끈 감는다.
지각을 하든.
안 하든.
그리고 태연한 척 난 늘 내 할 일 중 일부를 그 시간에 했다. I don't care의 마음으로.
그런데. 안 깨우기로 했으면서도 씻는 것은 또 포기가 안 되어 씻고 가라고 잔소리를 했고. 사람이 아무리 못해도 자기 잠자리 이불은 개야 하지 않나 싶어 계속 잔소리를 해 와서 그런지. 너무도 듣기 싫어하더라만.
이 아침에 인심쓰듯 '이불은 엄마가 개어 줄게'라고 하자 의외의 반응이 나온 것이었다. (중언부언 마침)
"고마워요"
뭐라고?
고...
맙다......고?
그러더니 이까지 닦고 간다.
갔다.
아이가 학교에 갔다.
비록 지각은 하겠지만 .
아이가 등교하고 난 뒤
2023.10.04 08.:50
그 날 이후 어제도 오늘도 평화롭게 학교는 갔지만
지각을 하는 것이 해도 되는 것 마냥
생각하게 될까봐 다시 고민에 빠지고 있다.
아이의 지각에 대한 공부를 좀 더 해보자!!
202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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