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이르러서야 뒤 늦게 독서를 시작했다. 처음엔 폼 나는 일이라서 시작했다가 이내 접었던 책읽기. 세상에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을 찾아보다 결론에 이르른 게 독서였다. 나이 들어 뒤늦게 책을 읽으려니 내용이 머리속에 들어오기는 커녕 눈앞에서 글자들만 흩날리는 수준이었다. 어떻게 독서를 시작해야 할까? 독서코칭을 몇 달 받으며 시작했지만 코칭 이후에 혼자 읽기는 영 어려웠다. 그래도.
이제는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아닌가.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아닌가. 오랜만의 독서를 쉽고 잘 읽힐 수 있는 가벼운 책으로 시작하고 싶어서 찾아 본 책 도야마 시게히코의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에서 나오는 내용 중 일부다.

...그렇다면 중년 이후의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오해를 각오하고 말하면, 쓸데 없는 독서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독서가 자신의 지성을 높여주거나 사고를 깊게 해주리라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단순히 지식을 꾸역꾸역 쑤셔 넣을 뿐인 경우가 종종 있다. 불필요한 지식은 오히려 두뇌 활동을 방해한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책에서 답을 구하게 되면 큰일이다. 다른 사람이 생각한 결과물을 모방할 수도 있다.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기도 모르게 사고를 흉내 내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나도 예전에 위험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사고의 표절이 두려워 책을 덮고 말았던 경험) (...중략...) 어쨋든 그런 경험을 통해 나는독서 중에는 위험한 독서라는 것이 있음을 깨달았다. (....중략....) 지금도 당시 도입부에서 책을 덮은 것은 올바른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전부 읽었다면 내 책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재미있는 책을 도중에 덮은 것은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그러나 자신의 사고를 소중히 여긴다면 과감히 책을 덮는 것이 현명하다고 믿는다. 소설은 또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평론의경우는 일단 책을 덮고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잠시 묵힌 다음 그 생각이 확립되었을 때 다시 읽는 식의 독서 방법도 재미있을 것이다.
(...중략) 제2의 인생에 접어든 뒤에는 그에 걸맞는 독서 스타일을 가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한다. 물론 그 때까지 어느 정도 독서를해왔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중년 이상이 되면 새로운 스타일의 책을 읽기보다 과거에 읽었던 책을 다시읽을 것을 추천한다. (...중략) 그보다는 자신을 뒤흔드는 지적 경험을 제공했던 책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자.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다시 읽고 싶은 책은 두 세권이면 충분하다. 그런 책을 이따금 펼쳐서 잠시 읽고는 생각을 즐긴다. 그리고 어느 정도 간격을 둔 뒤에 다시 읽어서 사고를 깊게 한다. 이렇게 충분히 음미하며 읽는 미독과 독자 사고를 반복하는 것이다.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 中 p136>
여러모로 독서할 때 내가 하는 있는 행동들을 꼬집어 놓았다. 단순히 지식만 꾸역꾸역 쑤셔 넣기, 다른 이의 결과물을 모방하는 것 등. 이러한 독서는 오히려 두뇌 활동을 방해하므로 불필요하다. 쓸데없는 독서는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다는 저자의 일침에 뜨끔했다. 충분히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독서, 중년 제2의 인생에 걸맞는 독서. 뒤 늦게 시작한 독서. 독서를 왜 시작했는가에 대한 물음표부터 스스로 풀어본 다음. 그 '왜'에 걸맞는 독서를 해 보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유념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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