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평생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아서 적어본다.
어려서 배우면 커서 이루는 것이 있고
커서 배우면 늙어도 쇠하지 않으며
늙어서 배우면 죽어도 썩지 않는다.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 中 p80
에도 시대의 유학자이자 막부의 관리이기도 했던 사토 잇사이의 언지사록이라는 수상록에 담긴 말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국회에서 인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공자의 문장이 생각난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왜'를 찾지 못하였다.
공자의 이 말씀에서도 '사람은 왜 배워야 하는가'를 생각했을 때 '왜'를 찾지 못했다. 공자는 배우고 익히는 것에 기쁨이 있다고 했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모르던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기쁨을 느낀다. 분명 배우다 보면 배움의 기쁨을 알겠는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경우 공부하고 배우는데서 오는 즐거움을 찾기 위해 생계를 위한 일터에서 일을 숙련시키는 것 이 외에 '배우는'것에 시간을 들이기는 쉽지 않다. 보통의 사람들은 생계 이 외의 곳에서 배움을 위한 동력을 얻기가 어렵다.
당장 생계를 책임지는 일과는 무관한 학생의 입장이었을 때를 생각해보았다. 나는 왜 학교에 다니며 왜 공부했는가. 학창시절의 나는 공부란 공부하는가보다 하고 학교란 곳은 그냥 모두가 다니니까 다니는가보다 하고 다녔다. 대부분이 나와 같았을지도 모른다.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해도 왜 배워야 하는지 깨닫긴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왔다. 지금도. 왜 배워야 하는지? 배울 일이 생기게 되면 힘든 공부를 또 왜 해야 하는지? 배움과 멀어질 수만 있다면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던 중이었다.
좀..
편하게 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토 잇사이의 글귀를 마주한 순간.
!!!!
이거다!!
찾았다!!
오랜동안 막혀있던 혈관 하나가 뚫린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이거다!! 내가 찾던 '배워야 하는 이유'. 내가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 어려서 배우면 커서 이루는 것이 있고 커서 배우면 늙어도 쇠하지 않으며 늙어서 배우면 죽어도 썩지 않는다.
이거다!!!!
생명의 이유 :
생명이란 것은 태어났다가 죽는다.
세상에 왔다가 간다.
살아만 있어도 생명체의 이치를 다하는 것이라면 육체의 삶만 있고 정신의 삶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 반만 살고 반은 죽은 것과 같다.
생명이 주어졌다면 살아내는 것이 생명체의 도리이다. 반만 죽은 삶. 말고.
삶이 살아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내는 것이 인간 생명의.
인간 존재의 이유가 아닐까.
살아있는 동안은 살아낼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삶을 살아내는 것.
살아있는 동안 무언가를 이루는 것.
그것을 잘 해 내기 위해.
(꼭 이루지 않으면 안되는가 하는 질문에는 그렇게 살고 싶으면 그렇게 살라는 답변밖에 할 말이 없다.)
공부할 것이다.
배울 것이다.
어려서 배우지 않았기에 커서 이뤄 놓은 것이 없다. 지금이라도 뭔가를 이뤄 놓고 싶다. 그러니까 나는 배워야 한다.
커서 배우면 늙어도 쇠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움이나 일. 그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은 늙더라도 의욕이 있고 성취도 있다. 그것이 삶을 즐겁게 한다. 즐거운 사람은 쉽게 쇠하지 않으니. 나는 배워야 한다. 늙어라도 활기있게 살고 싶으니까. 늙어서도 할 꺼리가 있는 삶을 살고 싶으니까.
늙어서 배우면 썩지를 않는다? 썩어 없어질 육체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나의 이름과 나의 정신. 배우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나누면 나를 남기게 된다. 언젠가는 잊혀질지라도.
모기보다 못한 인생
남의 피나 빨아 먹는다 생각하는 모기 한 마리조차도 사람이 잡으려고 움직이는 순간 생존의 위협을 감지하고 필사적으로 달아난다. 때로는 순간이동처럼 보이는 놀라운 몸짓도 불사한다. 주어진 생을 어떻게든 지켜내려고 그들도 필사적이다.
배우고 때대로 익히지 않으면 모기보다 나은 게 없지 않은가.
어려서 배우면 커서 이룬 것이 있고. 젊어서 배우면 늙어도 쇠하지 않으며. 이 두 구절은 왜 공부하고 평생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 주었다고. 늙어서 배우면 죽어도 썩지 않는다. 이 문장은 죽어도 썩지 않는 것이 끝없이 공부하고 배우는 자의 정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어려서 배우면 커서
이루는 것이 있고
커서 배우면 늙어도
쇠하지 않으며
늙어서 배우면 죽어도
썩지 않는다.
왜 평생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가
삶.
그것에
충실하기 위하여.
끝.
사토 잇사이의 언지사록이라는 수상록에 나온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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