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추석 명절이다. 명절만 되면 푸짐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했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어른이 되고 맞이한 추석명절은 쉼이라는 충족감을 주었었다. 결혼 후 맞이한 명절은 또 달랐다. 아니 완전 그 반대너머에 있었다.
오늘은 며느리들이 명절을 싫어하고 시댁을 가기 싫은 이유에 대한 글이다. 아내도 힘들고 남편도 힘든 명절. 도대체 명절은 누구를 위해 있는 명절이란 말인가?
며느리입장에서 보면 맞아 맞아 할 수 있지만 그 며느리 또한 시누이이기도 하므로 하나의 입장에서만 이해하지 말고 항상 그 반대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며 서로를 이해해 나갈 수 있길 바라며 닥전TV 전미경 닥터님의 이야기를 담아 왔다.
추석 명절 연휴 끝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 시댁 욕하며 하소연을 하는데... 대한민국 며느리들은 왜 이렇게 시댁을 싫어할까? 친구 이야기를 예로 들며 며느리와 시어머니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남편과 사이 안 좋은데 명절에 시댁에 가야 하나요?
너무 괴로워 못살겠다 이혼하고싶다면 이걸 갖춰 놓고 이혼하면 잘 살 수 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고부 갈등 곧 명절인데 by 법륜 스님
시댁 명절 or 시어머니를 싫어하는 대표적인 이유 3가지
딸 둘 아들 둘 있는 집의 둘째 며느리. 이번 추석 명절 한 주 전에 걸려온 시어머님의 전화. "이번 명절엔 너 혼자 준비해야겠다. 큰 형님네는 유럽여행 간다고 이번주에 인사하러 왔다 갔으니 너 혼자 와서 준비해야겠다" 열받아 하고 있는데 걸려온 큰 형님의 전화. "내가 이번에 여행.. 동서 혼자 고생.. 어쩌나 호호호" 열이 받아 형님 시누이 시어머니 욕 실컷 하는 친구와 같이 실컷 욕을 해주었다. (주의!!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남편 욕은 거들면 안된다) 대한 민국 며느리들은 왜 이렇게 명절을 싫어할까?
1. 전통적인 가부장적인문화
대대손손 남아선호사상. 남성 위주의 삶. 당신들이 살아온 삶을 며느리에게도 그런 삶을 강요. 명절 전에 시댁에서 보낸 후에 명절을 시댁에서 본 후에 친정에 가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
예 : 30대 초반 여자 환자 이야기. "구정은 친정 먼저 신정은 시댁먼저 가자." 그러자 남편이 "너 진짜 이상하다" 이에 집살때는 반바씩 했던 아내 폭발. "나는 결혼할 때 집도 반반 했고 우리 연봉도 비슷. 우리집은 딸만 둘. 앞으로 우리 엄마아빠는 자식들 없이단 둘이 보내야 하는 거냐?"
요즘 여자들은 무턱대고 순응적이지 않다. 예전엔 가족부양의 책임을 남자 혼자 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회문화적으로 보면 여성들 인권이 낮은 이슬람 문화권의 일부다처제 유목 민족들에게 있었던 형사취수제의 경우 남성들의 성욕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여성들을 위한 사회보장 제도라는 의미가 더 크다. (형사취수제란? 클릭)
복지로 유명한 북유럽의 경우 남녀 모두 동등한 경제적 책임과 자녀 양육의 책임을 진다. 여자들이 돈을 안 벌경우 사람 취급을 안 하고 전업주부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스칸디대디가 한때 남자들의 롤모델로 부상한 적이 있는데 그 나라 문화가 남녀 똑같이 돈을 벌고 자녀 양육을 똑같이 하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서 남자들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하는 거다. 이처럼 여자들의 권리가 큰 나라일수록 의무도 같이 커지게 된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마구잡이로 가치관이 섞여 있다. 과도기라 그런 것같다. (시댁 이야기 중이긴 하지만 여자들 중에서도 의무는 안하고 권리만 주장하는 여자들이 많다. 결혼할 때 남자쪽에만 집 장만의 의무를 지우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명절이 다가오면 세대간 남녀간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다.
2. 비교 문화
시대가 달라지면서 명절 제사 문화가 달라지게 되었다. 제사 간소화 아예 안 지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올해 성균관에서는 제사 상에 전을 부칠 필요가 없다는 간소화 안을 공식 발표하였다. (1.성균관의 제사 상차림 공식 발표 내용 클릭 ) (2.전통적인 명문가 종갓집의 명절 차례상의 상차림은 검소했다 클릭)
명절에 고향을 안 가고 여행가는 가족들도 많아지고 있다. 누군 여행. 나는 왜? 여행? SNS에서 남들 사는 모습 적나라하게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에 비교가 더 쉬워진 세상. 몇년전 인터넷 달군 레전드 댓글. 조상 잘 만난 사람들은 명절에 여행가고 조상 덕 본 적 없는 사람들은 제사 상에 음식차리고 절하고 집에 와서 마누라랑 싸운다. 명절문화에 현타 맞게 한 유명한 댓글.
3. 불공정하다는 생각 들면서 억울하다고느껴진다는 생각 들 경우
어떤 며느리들은 한국사회의 시댁 보편적 가부장적인 문화는 그러려니 하기도 한다. 우리 시댁의 명절문화가 좀 힘들더라도 그러려니 하는데 인간적으로 차별받는 다는 생각이 들면 속에서 욱하고 뭔가 올라오게 된다. 억울하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그 친구의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
명절에는 시댁에서 명절때마다 연휴기간 내내 시댁에서 보냈다. 명절 때마다 항상 형님이랑 둘이서 명절 음식을 준비해오다가 이번 명절에는 큰 형님내외가 여행을 가게 되면서 친구 혼자서 차례 음식을 만들고 명절을 치르게 된 것이다. 시어머니는 큰 아들이라고 하면 끔뻑 죽는 분. 이번 추석 명절에는 혼자 독박을 쓰는 상황에서 아무런 인간적 배려 받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화 난 거다. 친구네 시댁은 선택적 가부장 부심을 가지는 집. 며느리가 아들과 동등하게 밖에서 돈 벌어오는 것도 좋고 동시에 명절엔 내내 며느리 역할을 하라고 시댁에 붙잡아 놓는 것. 그러니 더 화가 났고. 딸과 사위는명절 아침 당일에 친구 시댁에 와서 명절 내내 놀다 가는 상황. 사위들은 술 좋아하는 며느리 사위들 술 시중 들도록 친정집은 명절 한 주 전이나 명절 다음주에 가라고 하는 그런 시댁이었다. (명절 첫 날 이런 경험을 한 이야기 클릭)
우리 시댁이 가부장적이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면 그 시댁 시어머니는 타인을 배려 잘 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성품을 가부장이라는 탈을 써서 위장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 며느리 하나를 희생시켜서 본인의 기득권으로 자신의 아들 딸 사위들은 대접받도록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가부장적인 문화를 본인의 입맛에 맞게 유리한 것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대한민국 명절
현재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는 공정이란 화두에 굉장히 민감하다. 남북통일에도 관심 없다. '통일 되면 좋은 건 알겠는데 독일 보니 막대한 통일비용 내세대에는 통일 안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남녀 갈등도 심각하다. 각자 입장에소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 현재 젊은 이들의 정의는 정치 경제 민주 자본주의 이런 것 아니다. 나의 삶에 관련된 구체적 영역에서 경쟁이 공정한가 공정하지 않는가가 곧 정의이다. 내 집마련 취칙도 어려운 세대이므로. 더욱 그렇다. 그래서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차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시어머니가 갑질하면서 형제들간. 며느리 딸간 며느리간의 공정이란 화두를 깰 경우 며느리들은 시댁이 확 싫어진다. 만약 시어머니가 현명... 이번 명절에 큰 아들의 전화를 받고 난 후에는 코로나가 극심하니 이번엔 모이지 말자 라고 말하면 되었을 것이다. 그 친구 성품이라면 시어머니가 이렇게 말했으면 그래도 내가 혼자라도 제사상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도 시어머니가 둘째 며느리 입장을 배려해주시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을것이다. 첫째 형님이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둘째 며느리의 화장품까지 사온다면 더욱 예쁜 모습일 거다.
명절은도대체 누구를 위해 있는 걸까
실제 한 국 사회의 가부장의 거두인 명문 집안의 차례상을 보면 엄청 검소하다. 서인의 거두인 명재 윤증 명제 종갓집, 퇴계 이황 종가집, 전주 이씨 종갓집 등 다 검소했다. 차례상도 보면 너무 간소해서 며느리 고생 안시키는 차례상이다. (간소하게 검소하게 차린 전통 명문가의 차례 음식 클릭) (성균관에서 발표한 간소한 상차림 클릭 )
며느리에게 당신들 딸 오는거 보고 가라고 붙잡는 것 하지 말아야 한다. 며느리들도 얼른 친정집 가서 자기 엄마 보고 싶다. 얼른 친정 보내 주어야 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혼자 제사상 차리고 딸들 상 차려주고 사위 술시중 들라고 하니 속으로 시댁욕 하면서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하고 오게 되면 며느리 심정이 어떨까? 이런 경우는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남편을 달달 볶게 된다. 이러면 남편들도 명절 힘들어 죽을 것 같아진다. 장거리 운전에 아내 눈치까지 봐야 하니까.
며느리들이 시댁 싫어하는 이유는 시대와 맞지 않는 가부장적 문화, 다른 집과 비교해서 합리적이지 않은 것, 무엇보다 인간적으로 배려받지 못한다는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시댁 가기도 싫고 시댁이 싫은 거다.
권리는 없고 의무만 존재하는 한국사회의 며느리들. 이런 며느리들이 시댁 가기 싫은 이유를 더 보태지 말고 시어머니가 현명한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며느리도 기꺼이 마음으로 시어머니를 존중할 수 있다.
대한민국 명절.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 건가? 이러다 명절 자체가 없어질까 걱정이다.
명절이 싫어요
시댁이 싫어요
시댁가기 싫어요
시어머니가 힘들어요
시누가 미워요
더이상 이런 이야기 안 나오게 우리 나라 명절 문화가 바뀌길 바래 본다. 문화를 바꾸는 키는 그 문화에서 힘을쥐고 있는 이가 쥐고 있다.
윗선에서 악습을 잘라주고. 아랫선에는 받은 악습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그 고기를 끊어내는.
모두가 노력해서 우리의 명절을 좋은 문화로 개선시켜 나가야 우리 아이들도 이어나가고 지켜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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